2024는 이미 끝났지만 그래도 아직 1월 첫째주니까.. ^-^
내 일기장에 이미 2024년 회고 글을 마치긴 했지만 개발블로그에도 한번 남겨볼까한다.
사실 쓰지 말까했다. 개발 블로그에는 개발적으로 내가 이뤄낸 뭔가 대단한 게 있어야만 써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래도 무언가를 꼭 이뤄내야만 회고글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솔직하게 써보려고 한다!
# 회사에서 올해 초 시작했던 디지털 교과서 사업
올해 초에 회사에서 디지털 교과서 개발 사업을 시작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조직 개편도 이루어졌다. 이 시기는 나에게 일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시기 중 하나였다.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성격의 프로젝트였기에 이해하는 데 시간이 꽤 걸렸고, 개발 작업보다는 회의와 플래닝에 많은 시간을 쏟아야 했다.
개발 팀장님과 시니어 개발자들과 그리고 그 사이에 낀 나.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데, 혼자 괜히 주눅이 들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의견을 피력하기가 어려웠다. 구체적인 방향을 잡는 데 감을 잡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자신 있게 의견을 피력하거나 이해하지 못한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하는 것조차 어려웠다.
플래닝이 어느 정도 잡혔다가 다시 바뀌고 또다시 잡혀가다가도 바뀌기 일수여서 일의 지연이 계속되었고, 평균 밤 10시 퇴근이 일상이었던 시기였다. 개발 작업으로 야근하는 것보다, 플래닝을 하면서 야근하는 게 나에게는 더 힘든 일인 것 같다. (개발자에게 당연한 걸까? ..ㅎ)
이때의 경험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적극적으로 하는 태도,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그리고 내 역할을 파악하기 전에 먼저 주도적으로 해야 할 일의 큰 그림을 볼 줄 아는 능력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다.
프로젝트 초반에 기술 선정을 위해 PoC(Proof of Concept)를 여러 가지 진행했는데 (예: Shadcn, Lexical Editor 등), PoC를 진행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 기술이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라는 걸 배웠다. 처음에는 PoC 자체에만 집중하고 기술을 익히는 데 포커스를 맞추느라 요구사항을 고려하지 않고 진행했던 부분이 있었다.
3~4월 쯤 부터는 배포 체계도 구축되고 플래닝이 어느 정도 안정되면서 개발에 집중할 수 있었고, 반복되는 작업들이 생기면서 점차 여유도 생겼다.
안정적인 단계로 들어간 시기에는 새로운 자극이 없고 반복적인 일만 하게 되면서 지루함을 느꼈고, 자연스럽게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은 갈증도 생겼던 것 같다. 그러나 그만큼 자신감을 얻고 더 큰 도전으로 나아갈 준비가 되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는 새로운 자극을 추구하며, 더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계속해서 찾고자 한다.
# 다른 사람을 돕고자 하는 마음으로 일하는 태도에 대하여
작년에 새로 오신 신입 개발자분의 일하는 태도를 보며 많은 것을 배웠다. 본인의 맡은 일을 잘 해낼 뿐만 아니라, 시간이 남으면 누군가 도움을 청하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다른 분들의 작업을 테스트하고, 어떻게 하면 로직을 개선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여주셨다. 상대방의 일이 더 잘 진행되기를 바라는 진심에서 비롯된 그분의 도움 방식은 정말 인상 깊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나도 덩달아 다른 사람의 PR을 더 꼼꼼히 검토하게 되었고, 팀원 각자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단순히 내 일을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프로젝트 전체의 흐름을 살피며 전반적으로 업무가 잘 진행되고 있는지 시야를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누군가를 돕고자 하는 마음으로 일을 하다 보면 그게 나 자신에게도, 팀 전체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앞으로도 그런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업무에 임하며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했다.
# 주 1회 개발 스터디
매주 한 번씩 꾸준히 민주님과 근휘님과 함께 개발 스터디를 진행해왔다. 리액트 구조 분석, 타입스크립트 챌린지, 리액트 공식 문서 읽기 등 다양한 주제로 공부하며 지식을 공유했다. 항상 꾸준히 개발 공부를 이어가고 유용한 정보를 나눠주시는 두 분을 보며 참 대단하다고 느꼈고, 이런 분들과 함께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 앞으로도 귀찮음을 극복하고 꾸준히 학습을 이어가며 성장하고자 한다.
# 글또, 꾸준한 개발 블로그
글또 9기에 이어 10기에도 참여했다. 개발 블로그를 꾸준히 운영하고자 하는 동기와 함께, 다른 개발자들의 글을 읽으며 그들의 공부 방식과 생각들을 배우고 싶어서다. 글또는 "세상엔 정말 열심히 사는 사람이 많구나"라는 생각을 새삼 느끼게 해주는 커뮤니티다.
평소에는 주로 눈으로만 보며 활동했지만, 이번에는 처음으로 클라이밍 모임에도 참여해보았다. 개발자들과 함께 클라이밍을 즐기고, 이후 각자의 일이나 회사 이야기, 생각을 나누며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 독서 모임 - 테오
올해 6월부터 4개월 동안 프론트엔드 개발자 테오가 주관하는 트레바리 독서 모임에 참여했다. 이 모임은 소프트 스킬, 협업, 그리고 인문학이라는 주제로 구성되었으며, 함께 읽은 여러 책중에서도 결정적 순간의 대화라는 책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책은 중요한 대화 속에서 감정을 조율하고 효과적으로 의견을 전달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성공적인 대화의 핵심은 '자유로운 정보의 흐름'이라는 점이었다. 대화에 참여한 사람들이 솔직하고 의미 있는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이 만들어질 때, 비로소 대화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는 메시지가 와닿았다.
책을 읽으면서, 과거 내가 적절하지 못한 대화로 상황을 그르쳤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 회사에서 이해할 수 없는 결정 사항에 침묵으로 일관했던 순간
- 엄마가 서운함을 표현했을 때 이를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화를 냈던 일
- 가까운 사람과 싸울 때 상대방의 잘못만을 지적했던 대화
- 멀어진 친구와 겉치레식 대화로 관계를 방치했던 기억들
이러한 순간들을 통해 내가 대화를 통해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회피하거나 소통의 가능성을 스스로 막았던 점을 자각하게 됐다.
모임에서는 책의 내용뿐만 아니라 각자의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도 가졌다. 서로 다른 업계에 있는 사람들이 겪었던 갈등이나 협업에서의 고민을 들으며 다양한 시각과 접근 방식을 배울 수 있었다. 특히, 대화 방법론에 대해 실제 상황에 적용해보는 짧은 실습과 토론을 진행한 것이 유익했다. 이 과정에서 업무나 협업 속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풀어나가기 위해 감정을 조율하는 대화 기술의 중요성을 체감했다.
결국, 좋은 관계를 위해 불편한 대화를 회피하지 않고, 솔직함과 존중을 바탕으로 건강한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배우게 되었다. 앞으로는 이러한 대화법을 꾸준히 실천하며,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연습하고자 한다.
이번 독서 모임은 기술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성장의 기회가 되었다. 마지막 모임에서는 참가자들 사이에 유대감이 깊어졌음을 느낄 수 있었고, 새로운 시각과 통찰력을 얻어가는 시간이 되어 자부심을 느꼈다. 앞으로도 이러한 경험을 통해 더 나은 소통을 실천하고, 건강한 관계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
# F45, 크로스핏
헬스만 하다가 새로운 운동을 배우고 싶어 4개월간 F45를 경험했다. 45분 동안 유산소와 근력운동을 효율적으로 하고 함께 화이팅하며 운동하는 분위기 덕에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운동이다. 한 달 만에 근육이 1.4kg 증가하는 성과도 얻음... ^-^* 그치만 높은 비용(월 30만 원)으로 인해 현재는 크로스핏으로 전환했다. 크로스핏은 F45와 비슷하지만 더 강도 높은 운동과 기록 및 순위 경쟁 요소가 있어 승부욕을 자극하며 재미있게 꾸준히 하고 있다. 💪 근육아 더 자라나라!~~~~~~~ 크로스핏 최고

# 러닝
올해는 러닝 붐 분위기에 휩쓸려(?) 러닝도 시작했다. 집 근처 공원에서 틈날 때마다 3~5킬로미터씩 뛰곤 했다. (지금은 겨울이라 추워서 러닝머신으로 달린다). 달리기를 하다 보면 도파민이 확 올라가는 기분이 들고, 그만큼 정신적으로도 상쾌해지고 운동을 마친 후의 피로감도 상쾌하게 느껴진다. 덕분에 고민이 있거나 기분이 우울해지면 뛰는 습관도 생겼다. 이것만한 치료제가 없다.

# 치앙마이 일주일 여행
2024년 가장 잘한 일 중 하나는 치앙마이에서의 일주일 여행이었다. 디지털 노마드의 성지로 알려진 치앙마이는 물가가 저렴하고 날씨도 좋아 다양한 원데이 클래스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쿠킹 클래스, 요가 클래스, 무에타이 클래스 등 다양한 원데이 클래스들을 다 체험해보느라고 일주일도 빠듯할 정도였다.
재즈바에서 음악을 즐기고, 야시장을 돌아다니며 현지 문화를 만끽하며, 수영장에서 하루 종일 수영하며 시간을 보내는 등 일주일 동안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에 몰입할 수 있었다. 다음에는 이곳에서 한 달 정도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꿈도 생겼다(!!)
언젠가 또 갈게, 기다려줘 치앙마이 ...~~~~~!!


# 뮤지컬 공연 연습 시작
대학교 연극 동아리에서 몇 번의 연극 공연을 경험한 이후로, 직장인으로서도 무대에 다시 서고 싶은 갈망이 계속 있었다. 언젠가 한번 공연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지금 아니면 언제 하겠어!’라는 마음으로 충동적으로 직장인 뮤지컬에 지원하게 되었다. 지금은 주말마다 연습 중이고, 2025년 5월에 공연을 올릴 예정이다(!) 노래는 못하지만, 뭐 재밌으면 그게 중요한 거즤...!!! 일요일마다 연습이 있어 덕분에 매주 일요일이 기다려진다.

# 책 - 올해 가장 좋았던 책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올해 읽은 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밀란 쿤데라의 책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다. 이 책은 사랑이라는 감정의 복잡하고 모순적인 면을 섬세하게 탐구하고 있다. 작가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동안 느끼는 감정들을 굉장히 디테일하게 풀어내며, 사랑하면서도 그 사람에게 질투를 느끼거나 때로는 미워지는 감정의 흐름을 적나라하게 묘사한다. 또한, 사랑을 하면서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고, 서로에 대한 불안과 혼란을 겪는 인물들의 내면을 세밀하게 그린다. 이러한 감정의 진폭과 인간관계에서의 갈등을 다루며, 독자는 자연스럽게 감정의 모순을 공감하게 된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사랑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사랑할 때, 그 사랑이 결코 간단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만들며 우리가 서로를 향한 기대와 불안, 이해와 갈등 속에서 얼마나 복잡한 감정을 겪고 있는지, 사랑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만든다. 작가는 인물들의 선택과 그로 인한 결과를 통해 "우리는 왜 사랑할까?"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고, 독자가 각자 그 답을 스스로 찾아가는 여정을 함께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 느꼈던 복잡하고 설명할 수 없는 기분들이 떠올랐다.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질투도 느끼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나 감정에 대해 혼란스러워했던 기억들이 스쳐 지나갔다. 작가는 이러한 감정들을 매우 디테일하게 묘사하는데, 그 섬세한 표현들이 정말 인상 깊었다. 내가 경험한 그 감정의 복잡함을 온전히 이해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작가의 뛰어난 관찰력과 문장력이 그 감정들을 완벽하게 표현해내어 더 큰 울림을 주었다.

별로 한 게 없이 빠르게 지나간 2024년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것을 한 해이기도 하다. 내가 하고자했던 것들을 이뤄내기 위해 조금씩 발판을 다져놓은 느낌이다.
2025년에는 그 발판을 바탕으로 원석을 다지는 한 해가 되기를!!
더욱 건강하고 사랑하고 책을 많이 읽고 글을 쓰는 해가 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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