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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뚜르팝의 Dev log

나는 일에 대한 열정이 있나? 에 대한 단상 본문

개발일기

나는 일에 대한 열정이 있나? 에 대한 단상

hyodduru 2024. 4. 28. 18:21

오늘 기술 블로그를 써야 하는 날인데 도저히 소재가 떠오르지 않아서 계속 평소에 두루뭉실하게 생각하고 있던 스스로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글을 쓰고 싶다. 

얼마 전에 회사 동료가 내게 질문을 했다. 

"효정님은 개발 일을 평생 할 것 같으세요?" 

그 말을 듣자마자 왜인지 모를 거부감이 들었다. (?) 
'이 일을 평생 한다고? 뭔가 좀.. 끔찍한데(?)' 싶은 생각이 들었다. 렇게 같은 회사 동료에게 말하기는 조심스러우니까 솔직하게 대답은 못하고 

"음.. 글쎄요 미래 일은 정해져있지 않은거니까 모르지 않을까요? 00님은 하실 것 같으세요?" 라고 그에게 역으로 질문을 드렸고, 

그분은 일말의 고민도 없이 대답했다. "네 저는 할 것 같아요. 개발이 너무 재밌어요" 

왜인지모르게 그 말에 위축이 되는 기분이었다. 

재밌다라. 솔직히 그런 느낌을 개발하면서 내가 받았었나? 잘 모르겠다. 일이 즐겁지 않고, 일을 하지 않는 시간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고, 개발하는 것보다 혼자 카페가서 책을 읽고, 사색하고, 운동하고, 대본 리딩하는 게 더 재밌는데 어떡하지? 계속 이렇게 살 수 있는 걸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혼자서만 고민을 한다해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아서 개발자 커뮤니티 대나무숲에 내 고민을 올려봤다. 

 

 

그리고 아래는 내가 받은 답변들이다.

 

 

 

생각보다 너무 좋은 답변들을 받았다.

먼저 첫번째 분의 답변을 읽으며 들었던 생각을 정리해보면,

 

 

내가 처음 개발자의 길을 가기로 했던 목적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내가 개발자의 길을 가기로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자유'때문이었다. 디지털 노마드가 가능한 직종을 선택해서, 세계 이곳 저곳을 여행다닐 수 있고, 카페에서건 집에서건 어디에서든 노트북만 들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가능한 업계에서 일을 하고 싶어서 선택하게 된 게 가장 크다. 그 중에서도 프론트엔드 개발자는 내가 개발한 것을 웹에서 바로바로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더 재밌어보여서 거의 고민도 하지 않고 시작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기술적으로 내가 엄청 발전하고싶고, 잘하고 싶고 무언가를 성취해내고 싶고 이런 욕심 보다도, 그냥 적당하게 일하면서 자유롭고 싶은 욕심이 더 큰 것 같다.

 

'개발'하는 것 자체에 엄청난 관심을 갖고 있다기 보다는 개발을 '자유를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개발하는 것을 즐기고 있는 개발자들보다 내가 욕심이나 열정이 덜 한 것 같다는 딜레마에 빠지는 것 같다.

 

이렇게까지 생각을 정리하고 나니 꼭 내가 열정을 가져야겠다는 강박이나 혹은 열정이 없는 것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지 않아도 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같은 직업을 가지고 있어도 다 각자 다른 생각들과 목적을 품고 살아가는 것이고, 내게 개발은 여전히 자유를 위한 수단으로서의 의미가 더 크다.

 

나는 어떠한 일을 하는 것보다도 삶을 더 넓게 보았을 때 내 마음이 편안하고 자유로운 것에 더 관심이 많다. 그렇기에 나는 내가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지 확신할 수 없고, 순간순간 내 마음이 편안하고 자유로울 수 있는 선택들을 하고 그 선택들에서 마주하게 되는 일들에 대해 열심히 해내자는 것만 확신할 수 있다.

 

 

다만 개발자로서 꼭 해보고 싶은 한 가지는 있다. 발리에 가서 꼭.. 디지털 노마드를 경험해보고 싶다. 그러고 나면 '이게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이었는지 앞으로 이러한 삶을 지속할 지' 등에 대한 답들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지금 회사에서는 해외 원격 근무 하기가 쉽지는 않아서 다음 이직 준비에 해외 원격 근무가 가능한 회사라는 기준을 잡고 이직 준비를 할 것 같다 .

 

 

두 번째 답변을 듣고 든 생각은 나는 어떨 때 개발하는 것을 즐겁다고 느꼈나? 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내가 정말 개발이 즐겁다고 생각했던 순간은 부트캠프에서 처음으로 팀원들과 함께 웹사이트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을 때다. 그때는 아침 10시부터 밤 10시까지 하루종일 코딩하고 꿈에서도 코딩하는 꿈을 꾸고 주말에도 카페가서 계속 코딩하며 시간을 보내도 지치지가 않았던 것 같다. 내가 무언가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 것 같고, 팀원들과 할 수 있다는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함께 고생해가며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그 느낌이 너무 좋았다. 팀원들과 함께 한다는 느낌, 그리고 그 팀에서 내가 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일을 즐길 수 있는 요건이 되는 것 같다.

지금은 회사에서 끝내야 하는 일의 범위와 일정이 정해져있고 그 제한된 시간 내에 일을 빠르게 끝내야하는 환경이다보니 그런 느낌을 갖기 어려운 환경인 것 같다. 또한 내가 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잘 들지 않는다. 언제든 내가 대체될 수 있는 사람처럼 느껴진다. 물론 내가 어떠한 생각을 갖고 일하냐에 따라 그런 느낌을 갖게 될 수 있다고 생각도 한다. 어떻게 하면 잘 일할 수 있을까 등에 대한 책들을 읽어보는 거나 다른 직장인 분들과의 이런 저런 대화들을 통해 앞으로의 나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해본다. 독서 모임에서 이런 주제로 사람들에게 한번 여쭤봐야겠다!

 

 

그리고, 지금의 생각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 많고 내가 나에 대해 알고 있다고 여겼던 것들이 전부가 아닐거고 나도 모르게 내가 자유를 포기할 정도로 열정을 쏟을 만한 일을 마주하게 될 수도 있다. 어찌되었건 내게 현재 중요한 것은 지금의 나의 상황을 바라보고 떠오르는 단상들을 알아차리고 그 때 그 때 최선을 다해 선택하며 계속해서 살아가는 것이다.